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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가 세계 PC 시장에선 쩌리 신세라고!?
미국의 정보기술 연구 자문회사인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20년 한해의 PC 출하량은 2억 7,500만대였다고 합니다. 이는 2019년에 비하면 약 4.8% 증가한 수준이며 10년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러한 컴퓨터 수요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재택근무가 촉진된 것이 주로 거론되고 있죠. 2020년 4분기의 출하량 추정치를 살펴보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보면 Lenovo가 27.1%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HP Inc.(19.8%), Dell(16.6%), Apple(8.7%), Acer Group(6.0%), ASUS(5.8%)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음, 잠깐만요. 삼성이랑 LG는 어디에 있죠?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이지만, 삼성과 LG는 순위권 밖에 있습니다. 국내 시장을 양분하는 두 회사이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그다지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체 왜 그럴까요? 처음부터 국내 시장에만 집중했었기 때문에 그럴까요? 딱히 그건 아니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PC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2007년 시점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1.4%였습니다. 하지만 2008년 1.9%, 2009년 3.4%, 2010년 5%로 꾸준히 증가했고 2013년 3분기에는 7.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소니, Apple, 후지쯔를 차례로 따돌리며 세계 시장 6위를 차지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 3분기에 이르면 삼성전자의 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2.4%로 급락하면서 불과 1년 만에 5.4%나 점유율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도대체 이 1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사실 2014년 내내 삼성전자는 노트북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했습니다. 신성장 시장으로 꼽히는 아프리카에서 노트북 추가 공급을 전격 중단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 9월에는 유럽에서 중저가 노트북 라인업 사업을 사실상 중단했습니다.
왜 삼성전자는 세계 노트북 시장을 포기한 것일까요? 그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되는데, 첫번째는 노트북 시장이 가격경쟁 국면에 돌입하면서 수익성 자체가 줄어들어버린 점입니다. 특히 Lenovo, ASUS 같은 중화권 기업들과의 출혈 경쟁이 예상되면서 큰 손해를 입기 전에 일찌감찌 발을 뺀 것이죠. 두번째는 스마트기기의 발달로 인해 2010년 초반 이후 pc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타블렛이 보급되면서 이미 전자사전, MP3, PMP, 네비게이션 등 수많은 IT산업이 고사당했고, 그 여파는 PC시장에까지 도달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당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나 태블릿PC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던 것입니다. 대신 A/S 인프라 우위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할 수 있는 국내시장은 남겨두고 말이죠.
이러한 선택과 집중 전략의 결과로 인해, 세계 시장에서는 Lenovo, HP, Dell, Acer 등 메이저 PC 기업들에 비하면 존재감이 미미한 반면, 한국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이나 LG가 독보적인 위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2010년 이후 스마트기기 산업의 눈부신 성장에만 모두의 이목이 쏠려 있었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한국 소비자들은 삼성과 LG의 노트북 사업의 흥망성쇠를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있죠. 그 탓에 뒤늦게나마 세계 PC 시장의 상황을 접하면 다들 깜짝 놀라고 마는 것이구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 옆나라 일본을 잘라파고스라고 놀리고 있는데, 이 PC 시장에 한정해보면 상황이 다릅니다. 일본 PC 시장에서는 레노버/NEC/후지쯔 그룹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그 뒤를 HP, DELL, 샤프, 애플이 쫓고 있는 형태이기에, 사실상 삼성과 LG가 독식하고 있는 한국이 훨씬 더 콜라파고스(Kolapagos)에 가까운 상태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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