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한국은 정말 중국에게 작은 나라에 지나지 않을까?
최근 동북공정이니 김치공정이니 하면서 소국이 대국을 거슬러서는 안된다느니하는 중화사상을 인터넷에서 가끔 접하게 되기도 하는데요, 그렇다면 정말 한국은 중국에 비하면 경제적으로 작은 소국에 지나지 않을까요? 사실 중국이 경제 대국이라는 건 한국에 산다면 누구라도 쉽게 체감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를 가나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상표를 너무나도 쉽게 접할 수가 있습니다. 공산품 뿐만 아니라 중국산 식재료도 우리 식탁에 매우 가까워져 있으니 한국의 최대 수입국이 중국이라는 사실은 누구나가 잘 납득할 수 있죠.
그런데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다, 미국에 버금가는 제2의 GDP 규모를 지니고 있다는 말을 자주 접하기는 하는데, 그렇다면 정작 이 중국은 대체 어느 나라로부터 수입을 하고 있을까요? 한국의 최대 수입국이 어느 나라인지는 잘 알아도, 정작 중국의 최대 수입국이 어디인지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일 겁니다. 중국은 아직 기술적으로 완전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므로 일본이나 독일일까 하는 예상도 있을 법합니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듯이 중국의 최대 수입국은 바로 이 나라입니다.
2019년 기준, 중국의 최대 수입국은 바로 한국입니다. 2위인 일본과 그렇게까지 극명한 격차는 없습니다만, 이는 사실 사드 사태 이후 낮아져서 일본과 비슷해진 것입니다. 사드 사태 이전까지만해도 중국의 한국에 대한 수입의존도는 위의 8%대를 넘어서서 10% 이상이었습니다. 정확히는 2000년대 이후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중국의 전체 수입 중 10% 이상을 꾸준히 차지하고 있었으며, 2012년을 기점으로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입국 지위를 획득했죠.
중국의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IC가 압도적으로 큰 비중(24.9%)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다음이 석유제품(4.79%), 화학제품(4.68%), LCDs(3.88%)가 뒤를 잇고 있습니다. 이 품목들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완제품 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중간재라는 것이죠. 이 중간재는 그 특성상 최종 소비자인 일반 대중들에게는 잘 노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산 중간재가 투입된 완제품을 사용하는 중국인들마저도 한국이 자신들의 최대 수입국이라는 사실을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죠.
하지만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바닥을 뚫고 추락하건 말건, 일단 한국 제품을 수입해서 중간재로 투입하지 않으면 중국 경제에는 애로사항이 꽃피는 것이 현실입니다. 2017년 기준 중국의 무역의존도는 33.49%로, 이는 한국의 63.51%에 비하면 훨씬 낮은 비중이기는 하지만, 이는 일본(28.08%)이나 미국(19.34%)에 비하면 엄연히 높은 수치입니다. 게다가 경제에서 중간재가 지니는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한국 따위 중국 경제에 별 영향력도 없는 소국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상당한 비약이라고 볼 수 있죠.
정리하자면 한국은 중국에게 있어 4번째로 규모가 큰 수출대상국임과 동시에 최대의 수입국입니다. 한국 사람들이나 중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한국은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일본은 어떻게 기술 강국이 되었나?
- 인류 역사상 가장 큰 회사는?
- 농업은 정말 자연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할까?
- 일물 일가의 원칙(The Law of One Price)과 그 한계
- 블랙 기업의 유래
- 분수 이론과 그 문제점
- 낙수이론과 그 한계
- 1L 우유팩은 사실 1L가 아니다?
- 일벌은 정말 근면할까? 하루 노동시간은?
- 던킨 도너츠와 미스터 도넛의 관계는?
- 동전에 제조연도가 새겨져 있는 이유
- 드라마 속 회장님들은 왜 다들 국산차를 선호할까?
- 자판기 품절 표시는 거짓말이다
- 통조림 캔은 왜 원기둥 모양이나 직육면체 모양일까?
- 미국의 여객 철도 사업은 무능한 마인드 탓에 쇠퇴했다?
- 생산 자동화(Production Automation)의 장점과 단점
- 전세계 주요국 수출액 규모 비교
- 노벨상에 대한 몇가지 오해 -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 수는 저평가되어 있다
- 노벨상에 대한 몇가지 오해 - 일본이 노벨상을 받는 이유
- 노벨상에 대한 몇가지 오해 - 한국이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
- 노벨상에 대한 몇가지 오해 - 노벨상은 그 나라의 국력을 반영한다?
- 올림픽의 저주
- 청나라는 정말 대외무역을 등한시했을까?
- 만주는 항상 소외받고 낙후된 지역이었을까?
- 인디언들은 왜 북미대륙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까?
- 한국은 정말 중국에게 작은 나라에 지나지 않을까?
- 알루미늄은 한때 금보다 비쌌다!?
- 한국 반도체・조선은 세계 최고인데, 왜 GDP는 12위?
- 우주 비행사의 급여는 생각만큼 높지 않다
- 종이 재활용은 정말 친환경적일까?
- 이쑤시개 끝부분 홈, 왜 존재할까?
- 비싼 물건은 항상 비싼 값을 할까?
- QR코드 개발에는 의외로 "이것"이 관여했다!?
- 자동차를 살 수 있는 자판기가 존재한다고!?
- 왜 옷 사이즈가 달라도 가격은 그대로일까?
- 양말의 각도는 왜 직각이 아닐까?
'EXㅣ경제ㅣDB'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주는 항상 소외받고 낙후된 지역이었을까? (0) | 2021.03.31 |
---|---|
인디언들은 왜 비옥한 북미대륙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까? (5) | 2021.03.26 |
알루미늄은 한때 금보다 비쌌다!? (1) | 2021.02.03 |
한국 반도체・조선은 세계 최고인데, 왜 GDP는 12위? (0) | 2021.02.01 |
우주 비행사의 급여는 생각만큼 높지 않다 (0) | 2021.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