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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붙이면 불타는 얼음 호수가 있다!?
불에 물을 끼얹으면 불은 사그라듭니다. 반대로 물이나 얼음에 불을 갖다대도 녹아버리거나 증발할 지언정 불타오르지는 않습니다. 어린 아이조차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일반 상식이죠. 하지만 항상 그런 상식이 통하지만은 않습니다. 이 세상에는 불을 붙이면 불타오르는 얼음 호수가 있기 때문이죠. 천왕성이나 해왕성 같은 데서나 벌어질 법한 이야기이죠? 그런데 놀랍게도 지구에서도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북극권보다도 북쪽에 위치한 극한에 땅에는 불을 붙이면 불타오르는 얼음 호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범인은 미생물입니다. 겨울 호수는 가만히 보면 완전히 얼어붙어서 생명활동이 완전히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생물 레벨에서보면 의외로 생명이 넘치고 있습니다. 원래 호수에 사는 미생물들은 여름철에는 조류를 먹고 살지만, 빙점 이하의 환경이 되면 전부 죽어버리고 맙니다. 이러한 미생물의 대량 절멸 때문에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며 바로 이때 "메탄균"이라는 이름의 고세균(古細菌)이 등장합니다. 메탄균은 혐기성 환경에 있어서의 유기물 분해의 최종 단계를 담당하고 있는 존재로 이들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메탄을 생성합니다.
그런데 메탄은 매우 가연성이 높은 가스이며, 이 때문에 호수에 메탄균이 포함되어 있어서 메탄이 대량으로 발생한다면, 겨울철 호수 얼음이라도 불을 붙이면 불타오르는 것입니다. 최근들어 지구 온난화를 연구하는 여러 과학자들은 이 메탄에 주목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메탄이 기본적으로 온실 가스이기 때문입니다. 메탄의 보온능력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낮아지기는 하지만 적어도 20년간은 이산화탄소의 보온능력의 86배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원래 호수에서 발생하는 메탄 가스는 일반적으로 겨울철 얼음 아래에 갇혀있기 때문에 이전에는 그다지 큰 문제는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구 온난화가 점점 진행되면서 얼음이 얼어있는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영구적인 동결 호수의 숫자 역시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기 중에 방출되는 메탄의 양이 증가하게 되고 기후 변화를 가속화시킨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숫자의 과학자들이 불을 붙이면 불타는 얼음 호수 연구에 몰두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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