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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도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보통 이산화탄소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인식이 많을 겁니다. 동물이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으며, 착한(?) 식물은 이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뱉는다는 점. 너무 높은 농도의 이산화탄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점. 또 너무 낮은 이산화탄소 농도 역시 인간의 뇌 혈관을 축소시켜 산소 결핍 상태에 빠지게 만들 수 있다는 점. 등등 산소는 삶에 있어 필수불가결하고 중요한 존재 취급을 받지만, 이산화탄소에게는 뭔가 악당 같은 꼬리표가 붙어있지요.
그런데 2020년에 Scientific Reports지에 발표된 한 논문에서는 이산화탄소를 인명구조에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취한 사람에게 이산화탄소를 잔뜩 들이마시게 하는 것입니다. 이 실험에서는 먼저 피험자에게 보드카를 마시게 했습니다. 그 후, 피험자의 모세 혈관에서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입 마스크로 들이마시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피험자의 폐 모세 혈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동일하게 한 것입니다.
그러자 피험자들의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 수준은 바뀌지 않았지만 에탄올은 체외로 배출되었습니다. 이산화탄소 마스크를 착용하고 과호흡 상태가 된 피험자의 결과와 마스크 없이 정상적인 호흡을 실시한 피험자를 비교해 보니, 이산화탄소 마스크를 착용하니 무려 3배나 빠른 속도로 에탄올을 배출한 것입니다.
이 발견이 매우 중요한 이유는 급성 알코올 중독증의 치료에 유효하다는 점입니다. 현재까지는 의료기기에서 혈액 투석을 실시하고 혈중 알코올 농도를 저하시키는 방식이었지만, 문제는 의료기기가 준비되어 있는 곳까지 이미 쓰러져버렸을 환자를 데려가야하기 때문에 긴급상황 발생시에는 즉각적인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원리를 응용해 체내의 알코올을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는 구명 장비가 개발되고, 119구급대에 보급되면 이산화탄소가 사람의 목숨을 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또, 언젠가 우리 주변의 술집이나 편의점에 숙취해소용 이산화탄소 기계가 등장할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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