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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화면이 잘 나오지 않을 때, 전원을 껏다 켜다 이런 저런 방법을 궁리해봐도 뾰족한 수가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때리는 일이 흔했습니다. 그리고 때리면 놀랍게도, 고쳐지기도 했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기계는 기계일 뿐, 폭력으로 제압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말을 안듣는다고 때린다고 해서, 기계가 알아서 수리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이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작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때리면 고쳐지는 원인은?
고장의 원인이 불량 접촉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전 기계에는 기계적 부품이 많았고, 그 때문에 납땜을 전부 수동으로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잔결함이 많았고, 먼지로 인한 불량 접촉도 많았지요.
또 무엇보다, 과거에는 순도 높은 납을 많이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순도 높은 납은 비싸기 떄문에, 철 함유량이 높은 저가의 납으로 납땜을 한 것이죠. 그런데, 이 철 함유량이 많을 수록 공기 접촉에 의한 산화작용이 발생해, 산화작용으로 납땜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기계에 충격을 가하면 떨어졌던 납땜이 다시 연결되거나, 끼었던 먼지가 떨어지면서, 기계가 다시 정상 작동하곤 했던 겁니다. 여기에 관해 재미있는 사연이 있는데, 애플III의 칩이 계속 튀어나는 문제에 대해 애플 A/S센터의 공식적인 답변이었습니다.
「칩이 튀어나왔으니 애플III를 들어 올렸다가 바닥에 내려치세요」
이렇게 내리친 것으로 접촉 불량이었던 칩이, 충격으로 우연히 제 위치로 가서 정상 작동하기도 했기 떄문입니다.
지금도 때리면 고쳐질까?
그러나 현대의 기계는 미세하고 정밀한 부품을 사용하고, 또 이 부품들이 연계된 경우가 많기에, 때린다고 고쳐질 확률은 정말 희박합니다. 납땜 기술도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불량 접촉으로 인한 고장은 굉장히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니 오히려 기계를 때리면 고쳐지는 게 아니라, 더 고장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떄리면 고쳐질 것이라 믿고 충격을 가하면, 기계가 완전히 망가져 버릴 가능성조차 있습니다. 그러니 고장 나면 A/S를 받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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