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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기산업은 정말 거대한 산업일까?

미사일 한 발에 수십억, 전투기 한 대에 수백억씩 한다는 뉴스 기사를 접할 때마다 대중들은 무기산업은 규모가 큰 산업이구나 하고 지레짐작하기 쉽습니다. 또 영화나 게임 등의 영향으로 세계적인 군산복합체가 미국을 뒤에서 사주해서 전세계에서 침략전쟁을 벌인다는 음모론도 횡횅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무기산업의 규모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실제로도 현대 무기체계는 과학기술의 총아(寵兒)라고도 불릴 만큼 제조 및 개발에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것은 사실이며, 전투기나 전차, 군함의 단가가 그만큼 쎄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전세계 무기 시장은 규모가 작습니다. 

무기 시장에서 가장 큰 수요자는 정부입니다. 총기 소지가 합법화되어 있는 일부 국가나 주에서는 민간 역시 무기 수요자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크기를 놓고 보면 각국 정부에 비할바가 못되죠. 2018년 기준 전세계 국방예산의 총합은 $1822B인데, 이는 전세계 GDP의 2.17%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냉전 직후였던 1990년에는 전세계 GDP의 약 4%가 국방예산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비중적으로 상당히 많이 줄어든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무시못할 정도의 금액입니다. 그런데 각 국가들이 소모하는 전체 국방예산에 비하면 국제 무기 거래는 규모가 비교적 작은 편입니다. 현재 세계 무기 거래액은 연평균 $150B선에서 결정되고 있는데, 이는 전체 국방예산에 비하면 8.23%에 불과합니다. 즉, 전세계 GDP에서 무기산업이 단독으로 차지하는 비중은 약 0.178% 정도라는 것이죠.

왜 그럴까요? 가장 먼저 제시할 수 있는 이유는 "무기조달비=국방예산"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아무리 현대전이 무기 성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는 하나 인건비 역시 절대 무시할 수 있는 요소는 못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기계화 및 무인화가 진전되어 있다고 하는 미국조차도 2019년 기준으로 전체 국방예산의 39.14%는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징병제도 덕분에 인건비를 후려칠 수 있는 한국도 약 36%가 인건비이며, 일본의 자위대도 예산의 44% 정도가 인건비입니다. 또 안보 문제도 세계 무기 거래액을 좁히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데, 당연한 일이지만 세계에서도 가장 큰 무기 수요자들은 강대국들입니다. 이들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자국 내에서 방위산업을 육성하여 대부분의 장비를 국내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국내 공급이 불가능한 일부만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당장 우리나라만 봐도 미국제 전투기를 수입하더라도 그대로 들여오기보다는 KF-16 같은 식으로 가능한한 국산화하려고 하죠.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세계 무기 거래액의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입니다. 2018년 전세계 교역 규모가 $20,106B이었음을 감안하면 무기거래가 세계 교역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0.75%에 불과하며, 이는 전세계 목재 거래액의 비중(0.76%)과 비슷한 수치입니다. 즉 자동차(8.66%), 기계류(8.32%), 음식료(5.97%), 석유정제(5.16%), 반도체(4.66%), 석유화학(4.43%), 제약(4.04%)같은 세계무역의 진정한 키 플레이어들에 비하면 존재감이 매우 희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무기제조사들의 매출액 역시 생각보다 낮은 편입니다. 세계 1위의 무기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의 2019년 매출액은 $59.81B인데, 이는 삼성전자($221.5B), SK($92.2B), 현대자동차($88B)보다 확실히 낮은데다 국내 4위인 포스코($59B)와 비슷한 수준이며, 미국 기업 중에서만 따지만 매출액 57위에 해당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대중적인 인식에 비하면 규모가 많이 작은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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