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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D 투자한다고, 과학기술 포인트가 1점 추가 될까?

우리는 매년 어느 나라 어느 기업은 R&D 예산을 얼마 편성했고 어느 부문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라는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국민들이 모두 피부로는 느끼고 있지는 않겠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도 가장 열성적으로 R&D 투자를 실시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2019년 기준, 대한민국의 R&D 투자액은 PPP기준 세계 5위($100,055B)인데 이를 1인당 R&D 투자액으로 환산하면 명실상부 세계 1위이죠. 영토도 협소하고 자원도 부족하니, 그나마 있는 인적자원으로 메꿔나가야한다는 논리인데 찬찬히 생각해보면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생길겁니다.

R&D라는 분야는 제조업도 아닌데, 투자하면 그만큼의 대가가 정말 되돌아오는 것일까? 이 의문은 지극히 타당합니다. 게임이나 만화영화에서야, 돈이나 인재 같은 자원을 갈아넣으면 하늘에서 뿅하고 과학기술 포인트가 1포인트씩 추가되는 것마냥 묘사하지만,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에 발가락 하나라도 담궈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야말로 코웃음칠만한 묘사이니까요. 복잡다단한 연구 과정을 굳이 그릴 필요가 없으니 그렇게 단순화한 것이지만, 이 때문에 투자하면 무조건 결과로 이어진다는 대중적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쉬우며, R&D 현직자들마저 예산확보에 용이하니까 굳이 그 오해를 적극적으로 해명하려 들지도 않죠.

그럼 대체 R&D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까요? R&D의 주체에 따라 방식은 다르긴 한데, 가장 잘 알려진 구분으로는 기초 연구(Basic research), 응용 연구(Applied research), 개발 연구(Experimental development)로 나누곤 합니다. 성격이나 내용은 제각기 다르지만 이 모든 연구행위가 지닌 공통점은 "수많은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그 결과를 비교하고, 그 중 가장 나은 것을 찾아내는 프로세스의 반복"이라는 점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알 수 있는게, 기존의 방식으로는 기존의 결과밖에는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그러니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는 가능성을 시험해봐야 진보도 있을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R&D 투자를 늘리면 연구자 수를 좀 더 확보하여 병렬연구를 진행하거나, 좀 더 효율적인 도구를 구입해 연구효율을 향상시키거나, 예산 문제로 기존에는 시도조차 못했던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연구 진척 속도가 증가하거나 아웃풋이 많아지게 되며, 이는 R&D의 성과가 개선될 확률을 높이게 되죠. 따라서 토마스 쿤이 정의한 정상과학(Normal science)의 궤도에 올라선 시점을 전제로 하면, R&D 투자 규모와 R&D 성과는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단언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이는 비단 R&D 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이 그렇습니다. 새로운 접근법을 취하거나, 기존에는 규명되지 않았던 새로운 대상을 연구하는 등 참신함을 더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의 대상에게 기존의 데이터를 가지고 기존의 접근법을 취해봐야 똑같은 내용의 논문이 나올 뿐입니다. 자신의 연구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내용을 조금씩 추가해나가던 용감한 연구자들의 노력과 헌신에 의해 과학을 비롯한 모든 학문의 외연이 보강되어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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