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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인간의 신체 기관 중에서도 가장 이해하기 힘든 존재입니다. 인간의 뇌는 보통 약 140억 개의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며, 개별 뉴런들이 시냅스를 통해 전기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며 사고작용이 진행됩니다. 이 작용은 우리가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부터, 하루 동안의 일상생활을 마치고, 다시 잠자리에 들고, 그 다음날 잠자리에서 일어나 일상생활을 시작하고, 다시 잠자리에 들고... 죽음의 순간에 이를 때까지 끊임없이 계속됩니다. 즉, 뇌는 쉬지 않습니다. 

 

 

 뇌는 비활성화되지 않습니다, 죽을 때까지

뇌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가, 뇌의 일부분만 활성화되기도 한다는 속설입니다. 사실 뇌를 스캔해보면, 그 중 일부분만 활성화되어 사용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합니다만, 실제로는 언제나 뇌 전체는 활성화되어 있으며 특정 상황 아래에서, 특정 부위만 상대적으로 더 활성화되어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뇌가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하기 쉬운 수면상태일 때조차, 단지 의식이 없을 뿐이지 뇌 자체는 렘수면과 논렘수면을 번갈아가며 깨어있는 상태입니다. 실질적으로 뇌 전체가 완전히 비활성화되어 진정한 의미의 휴식을 취하게 되는 경우는, 오직 죽음뿐입니다. 


우리가 잠든 상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렘수면 상태일때 우리는 꿈을 꾸고, 논렘수면 상태일 때는 뇌청소가 실시됩니다. 이 논렘수면 상태에 접어들게 되면 뉴런들은 순차적으로 활동을 정지하고, 혈액공급이 일시적으로 차단되면서 뇌세포 사이의 공간이 넓어지게 됩니다. 이 공간에 뇌척수액이 흘러들어가 뇌세포 내의 독소나 노폐물들을 제거하게 되고, 이 독소들은 간으로 보내서 정화작용을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밤사이에 우리 뇌에서 벌어진 대청소 작업을 깨닫지 못한채, 그저 개운한 느낌으로 잠에서 깨어나 아침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죠.  가끔 우리는 머리를 너무 많이 사용하면 피곤해진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뇌가 지쳐있는 것이 아니라 눈이 지쳐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눈을 지그시 감거나 따뜻한 수건 같은 것을 가져다 대면 피로가 해소되는 것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 애초에 뇌에는 신경이 없습니다. 뇌가 바늘에 찔려도, 뇌의 일부가 잘려나가도 우리는 아프다는 감각을 느낄 수 없습니다. 통각뿐만 아니라 그 어떤 감각도, 뇌에서는 오지 않습니다. 다만, 눈과 같은 신체기관으로부터 오는 피곤하다는 감각과 사고능력 저하를 경험함으로서, 우리는 뇌청소를 해야할 시기가 다가왔음을 본능적으로 깨닫게 되고, 수면을 취하게 되는 것이죠. 

 

여담이지만 식물인간이라는 단어가 뇌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합니다. 사실 식물인간 상태라고 하면 인간의 뇌 중 대뇌의 기능만 정지되었을 뿐이므로 스스로 호흡이 가능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매우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다시 의식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죠. 또 기본적인 생명기능은 살아 있기 때문에 평균 1~2년까지는 생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뇌사는 다릅니다. 뇌사는 전체 뇌의 기능이 손상되어 자발적인 호흡조차 불가능할만큼 뇌 기능이 완전히 정지된 상태를 말합니다. 의학적인 보조를 통해 호흡이나 심장박동을 일시적으로 유지할 수는 있어도 절대 오래가지 못하며 기껏해야 2주 정도가 한계이죠. 이렇다보니 뇌사 상태에서 의식을 회복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다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뇌사 상태와 식물인간 상태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거나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뇌에 대한 오해가 부채질되는 경향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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