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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젖은 강아지는 왜 몸을 부들부들 떨까?
누구나 한번쯤 강아지가 물에 젖은 몸을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인간의 경우, 몸이 매우 차가워지면 조금이라도 온도를 높이기 위해 자연스레 몸을 떨게 되는데요, 그러다보니 인간의 입장을 그대로 강아지들에게 대입하여 물에 젖은 강아지도 추워서 부들부들 떤다고 여기고 가련하고 애처로운 눈길로 보내는 이들도 있습니다. 배신감이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강아지가 물에 젖었을 때 몸을 떠는 이유는 딱히 추워서가 아닙니다.
차가운 물로 목욕을 시키건, 따뜻한 물로 목욕을 시키건, 심지어는 바깥 온도가 매우 더울 때마저도 물 밖에만 나오면 추워죽겠다는 듯이 부들부들 몸을 떱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수분을 빠르게 건조시키기 위함입니다. 동물의 털은 젖어있게 되면, 털이 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인 단열이라는 역할을 거의 수행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야생에서는 털에 묻은 물기를 빨리 털어낼 수 있느냐 없느냐는 생사가 달린 문제였으며, 강아지들은 진화 과정 속에서 본능적으로 몸을 떨게하여 몸을 건조시키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반면 우리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항상 건조한 상태로 유지해야만하는 모피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털이 있기는 하지만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 수준은 절대 아니지요. 인간의 피부는 털에 비하면 수분을 머금는 양이 훨씬 적은데다 수분 증발에 끼치는 체온의 영향이 큰 편이기 때문에, 인간은 몸을 부들부들 떨어 탈수기능을 발휘하기 보다는 피부온도를 높여서 건조기능을 발휘하는 쪽으로 진화했습니다. 실제로 인간처럼 털이 거의 없는 포유류들 중에는 물에 젖었다고 해서 몸을 부들부들 떠는 동물은 없습니다.
이런 탓에 인간은 샤워 후에 수건으로 몸을 닦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수분 제거를 할 수 있지만, 강아지 털 속에 스며들어 있는 물기는 수건만 가지고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강아지는 춥든 덥든 간에 본능적으로 일단 몸을 부들부들 떨어서 털 속의 물기를 제거하려고 하는 것이죠. 마치 세탁기의 탈수기능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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