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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크기가 지금처럼 커질 수 있었던 이유는?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은 무엇일까요? 공룡이나 외계 생물체라는 대답도 분명 나올법하지만, 적어도 지구상에서 현존하는 동물만 놓고 보면 고래야말로 가장 큰 동물입니다. 고래 중에서도 가장 큰 흰수염 고래는 몸길이가 평균 24m~33m라고 하며 무게는 190톤까지 나간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내버스와는 차원이 다르며, 심지어는 지금까지 발견된 그 어떤 공룡보다도 크고 무겁습니다. 크기만 따지면 소형 항공기에도 필적하는 수준인데,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고래는 이렇게까지 비상식적으로 커질 수가 있었을까요?
이에 대한 일반적인 대답은 부력이었습니다. 적어도 2018년까지는 수중 부력에 의해 고래가 거대화하였다는 것이 주류 학설이었습니다. 고래의 조상은 고대의 하마 비슷한 포유류였습니다. 이들은 하마처럼 육지에 살았는데, 모종의 이유로 서식지를 물 속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물 속에서는 부력의 영향으로 골격의 무게를 덜 수 있었고, 이 덕분에 몸무게라는 디메리트가 어느 정도 감소됨에 따라 더욱 몸집을 크게 키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 해양 포유류는 특성상 육상 포유류보다 호흡 등 여러 제약을 강요 당하고 있기에, 에너지를 비축을 위해 몸집을 키웠다는 의견도 있죠. 그런데 돌고래가 고래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종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부력 가설이 조금 이상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돌고래도 종류별로 몸무게는 천차만별이지만 가장 큰 "큰돌고래"는 몸길이가 1.9미터에서 3.8미터에, 몸무게는 최고 650킬로그램 정도인데 이는 명백히 1톤을 가볍게 넘는 하마보다 작은 것이니까요. 무조건적으로 부력 때문에 커진다면, 돌고래의 존재를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 육상 포유류 중에서 바다로 회귀한 동물은 고래 뿐만이 아닙니다. 크게 나누면 이런 케이스는 총 4종인데, 고래와 바다 표범, 듀공과 해달이 이에 해당하죠. 고래는 고대의 하마 비슷한 포유류에서 진화했고, 바다 표범은 개를 닮은 조상에서 진화한 동물이며, 듀공은 코끼리의 진화와 그 맥락을 같이하며, 해달의 계보는 기본적으로 단순히 큰 족제비로부터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이 4개의 해양 포유류 그룹 중 3개의 해양 포유류 그룹(고래, 바다표범, 듀공)은 평균적으로 몸무게 약 500kg 상당의 크기로 변화했습니다. 즉, 바다표범은 둘째치고 몸무게 1톤을 가볍게 넘는 고래의 조상인 하마나 바다소의 조상인 코끼리 입장에서보면 오히려 크기가 줄어든 것입니다. 반대로 이 3종의 몸무게가 약 500kg 정도로 수렴하게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력에 의해 해양 포유류는 크게 성장할 수도 있지만, 그것만이 크게 성장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라는 점을 파악할 수 있죠.
그리하여 최근에는 체열을 유지하는 것과 몸집이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포유류 입장에서 해수의 온도는 체온보다는 낮기 때문에 냉각효과라는 점에서는 공기보다 좋을지 몰라도,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열을 빼앗긴다는 점에서는 위협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몸이 크고 둥글면 표면적이 적다는 말을 의미하며, 이로서 아주 추운 바다에서도 체온을 더 오랫동안 유지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즉, 몸집이 커질수록 체열 유지에는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해양 포유류의 몸집이 커진 것이며, 반대로 너무 커져버리면 체내의 모든 세포들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할 수 없으므로 무한정 커질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500kg이라는 크기가 체온 유지와 영양곱급의 밸런스를 갖추기에 적절했기에 고래를 포함한 3종의 해양 포유류는 500kg 언저리의 크기가 되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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