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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정말 눈이 좋을까?
조용하고 청결하며 도도하고 귀엽기까지한 고양이는 의외로 사냥꾼 기질이 강합니다. 애완동물로 길러지던 집고양이가 어느날 가출해서 길고양이로 진화하면, 뒤뚱뒤뚱 걸어다니는 닭둘기 쯤은 물론이고 재빠르게 날아다니는 참새를 사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우수한 사냥꾼인 고양이가 가끔 집사가 눈앞에 놓아둔 먹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고양이는 짙은 어둠 속에서도 수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 물체를 분간할 수 있는데다 인간의 4배에 해당하는 동체시력을 갖춘 동물인데, 어째서 코앞에 놓아둔 것을 잘 보지 못할까요? 고양이는 정말 눈이 좋은 동물이 맞기나 한걸까요?
사실, 고양이의 시력은 항상 좋기만 한것은 아닙니다. 고양이는 어둠 속에서도 잘 볼수가 있지만 약점도 그에 못지않게 있기 때문입니다. 밤이 되면 눈에서 빛이 나니까 몇몇 사람들은 고양이가 야행성이 아닌가하고 의심하기도 하는데, 고양이는 박명박모성(crepuscular), 즉 새벽이나 저녁에 활동하는 성질의 동물입니다. 이런 특성상 고양이의 눈은 빛이 적을 때에 잘 볼 수 있도록 발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이 바로 고양이 안구 크기입니다. 고양이의 눈은 체구에 비해 상당히 큰데, 인간과 비교해보면 머리 크기는 고양이가 인간의 절반 이하이지만 안구 크기 만큼은 인간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이죠.
뿐만 아니라 고양이 눈의 특징인 가늘고 긴 동공도 고양이의 야간투시능력에 한몫을 합니다. 고양이의 동공은 조건에 따라 그 형태와 크기가 크게 바뀌는 편입니다. 인간의 동공이 열릴 때는 그 크기가 가장 작은 때의 최대 15배까지 커지는데, 고양이의 경우 무려 135배나 커집니다. 고양이와 인간의 안구 크기가 거의 비슷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양이의 동공은 인간보다도 더 커지는 셈이죠. 이렇게 커진 동공으로 보다 많은 빛을 받아들이게 되는데다, 안구 내부에서 초점을 맞추는 각막과 수정체도 비교적 크기 때문에 망막에도 많은 양의 빛이 도달하게 되어 밤에도 먹잇감을 쉽게 포착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또 인간처럼 고양이도 간상세포(Rod cell)와 원추세포(Cone cell)라는 빛수용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간상세포는 빛이 적을 때 주로 활약하며, 색깔은 잘 보지 못합니다. 반면 원추세포는 색을 보는 건 잘해도 빛이 충분하지 않으면 잘 보지 못하죠. 그런데 고양이는 인간에 비해 약 3배 가량 많은 간상세포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원추세포는 인간의 10분의 1밖에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밤에는 잘 볼수가 있지만 밝은 장소에서는 간상세포가 빛을 너무 많이 끌어들이게 됩니다. 또 게다가 색을 판별하는 원추세포가 적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밝은 곳에서는 눈이 잘 보이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마는 것이죠.
게다가 고양이의 눈은 너무나 큰 반면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잘해내지 못합니다.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는 상태에서 가까운 물체를 보기 위해서는 수정체의 곡률을 변화시켜야 하며, 이를 통해 안구에 들어오는 빛을 조정하게 됩니다. 인간의 경우,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재빠르게 수정체를 굽힐 수 있게 하는 근육이 있습니다. 반면 고양이 눈에 있는 커다란 수정체는 인간처럼 유연하지는 못하기에 인간처럼 기민하게 곡률을 변화시킬 수가 없습니다. 고양이는 자기 눈 바로 앞에 있는 물체에는 초점을 맞추기 힘들어하기 때문에, 얼굴 코 앞에 간식을 놓아주어도 보지 못할 때가 있는 것이죠. 다만 다행히도 고양이의 후각은 인간보다 2배 정도 민감하기 때문에 바로는 눈치채지 못해도 금방 냄새를 맡고 코앞에 있는 간식을 흡입하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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