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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도넛 체인점"이라고 하면 우선 던킨 도너츠(Dunkin' Donuts)를 떠올립니다. SPC그룹 계열 비알코리아와 합작해 진출한 이래, 한국에 전개하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매장수는 약 900개인데, 이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수준입니다. 반면 일본에서는 대개 미스터 도넛(Mister Donut)을 떠올립니다. 반면 일본 미스터 도넛의 점포수는 2020년 3월 기준 977개로 전성기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최대의 도넛 체인점에 위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만 놓고 보면 이 두 회사는 마치 라이벌인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사실 사업 구조상 이 둘은 상당히 미묘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던킨 도너츠와 미스터 도넛의 관계는?
먼저 던킨 도너츠와 미스터 도넛은 아주 많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둘다 미국 태생 프랜차이즈이고, 같은 매사추세츠 지방에서 창업되었으며, 심지어 두 창업주는 원래 같이 일하던 사이로, 미스터 도넛의 창업주가 던킨 도넛 창업주의 매제였습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화에 대한 시각 차이로 둘은 결별하게 되고, 결국 라이벌 관계가 되고 말았습니다.
1980년대까지만해도 미스터 도넛은 던킨 도너츠의 가장 큰 경쟁자였지만, 복잡한 인수 합병 절차를 거쳐, 던킨 도너츠는 1990년을 기점으로 미스터 도넛을 인수하게 됩니다. 이후 미국 각지의 미스터 도넛 매장은 던킨 매장으로 전환되기 시작했고, 현 시점에서 이르러서는 오직 단 한곳의 미스터 도넛 매장만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즉, 미국 시장에서의 미스터 도넛은 던킨 도너츠의 자회사입니다. 그러나 일본, 엘살바도르, 필리핀, 태국, 대만, 나이지리아 등 미국을 제외한 타지역에서는 미스터 도넛 프랜차이즈가 독자적으로 존속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일본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사실 일본 시장에 진출한 시기만 놓고 보면 던킨 도너츠가 먼저였습니다. 당시 던킨 도너츠는 세존 그룹(セゾングループ)과 연계하여, 1970년에 첫번째 일본 매장을 도쿄 긴자에 개점했는데, 이것은 1971년에 개점한 미스터 도넛보다 일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발 주자로 일본 시장에 참가해온 미스터도넛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기 시작했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아도 판단, 당시 경영위기에 직면했었던 세존 그룹 측은 당시 자회사였던 요시노야(吉野家)에게 점포 운영을 떠맡겨버리고 맙니다.
요시노야 측은 도넛 만으로는 미스터도넛에게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당시에는 샌드위치도 판매했지만,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1998년에는 요시노야는 도넛 사업을 접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 일본에 존재하는 던킨 도넛 점포는 재일미군기지내의 위치한 점포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반면 일본 미스터도넛은 현지 기업인 더스킨이 사업권을 들여와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했는데, 일본에서 크게 성공하면서 더스킨이 미국/캐나다 지역을 제외한 전세계 사업권을 양도받아, 1983년부터는 일본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마치 세븐일레븐(セブンイレブン) 같은 전개였죠. 즉, 일본에서는 던킨 도너츠와 미스터 도넛은 완전 별도의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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