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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슬란드는 금융이나 석유, 관광으로 먹고살까?

아이슬란드가 선진국이라는 점은 일반 상식의 범주 안에 속할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슬란드의 경제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딱히 떠올릴 것이 없을 겁니다. 기껏해야 아이슬란드의 자연풍광을 이용한 관광업이나, 섬나라인 점을 감안해서 어업, 그리고 경제에 대해 조금이나마 아는 사람이라면 아이슬란드의 금융업 정도가 나오겠죠. 가끔 북유럽 국가들이 유복하게 사는 이유인 북해유전이 거론될 수도 있겠지만, 이에 관해서는 번짓수가 틀렸습니다. 물론 아이슬란드 역시 북해지역에 위치하며 해저 유전 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아직 해저 유전 발견도 개발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이니까요. 

먼저 아이슬란드의 주력산업이 금융업이었다는 것은 맞습니다만, 이는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금융업에 기초하여 아이슬란드 경제는 엄청난 번영을 이룬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금융부문의 가파른 성장으로 인해 아이슬란드의 주력산업은 기존의 어업에서 금융과 부동산으로 전환되었습니다. 1994년 기준 금융산업 단독은 아이슬란드의 총 GDP에서 겨우 6%만을 차지했었지만, 2007년에는 GDP대비 11%로 성장하게 될 정도였죠. 그러나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영향으로 아이슬란드의 금융업은 파국을 맞이하게 되었죠. 
<아이슬란드는 어떻게 선진국이 되었나?> 참조
<아이슬란드는 어떻게 금융위기를 극복했나?> 참조

그럼다면 관광은 어떨까요? 관광도 아이슬란드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산업입니다. 실제로 금융위기 당시 자국 화폐 가치 급락으로 외국 관광객 유입이 급증하면서 관광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2015년 기준 관광수입이 외환수입의 31.2%를 차지할 정도로 커지게 되었죠. 현시점에서도 관광업이 아이슬란드 전체 GDP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7년 기준, 관광업을 통한 직접 고용은 26,800명 정도로 추산되며 이는 아이슬란드 전체 노동자수(186,900명)의 14.3%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아이슬란드의 관광업> 참조

관광만큼은 아니더라도, 아이슬란드의 에너지 산업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아이슬란드는 지열발전과 수력발전에 있어서 만큼은 신의 축복을 받은 듯한 환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열이든 수력이든 간에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데다 기본적으로 물만 계속적으로 공급되면 끝이기 때문에 연료 수급에 대한 걱정이 없으며, 고갈될 걱정 또한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슬란드에는 전기가 남아돌고 있는 형국이며, 온갖 전력집약형 산업들을 유치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전력소비규모가 워낙 막대하다보니, 세계 최대의 1인당 전력소비국가로도 등극해있는 상황입니다.  
<아이슬란드의 에너지 산업> 참조
<세계 최대의 1인당 전력소비국가는?> 참조

또 이 남아도는 전력을 유효활용하여 발달한 것이 알루미늄 제련업입니다. 아이슬란드 같은 북유럽 선진국에게 알루미늄이 웬 말? 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알루미늄은 전기분해법의 특성상 막대한 전기를 소모하기에, 전기료가 원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산업입니다. 이 점에 주목하여 아이슬란드는 이미 70년대부터 지열발전의 전기를 활용하여 알루미늄 제련업을 육성해왔으며 2019년 기준, 아이슬란드 수출액 중 약 40.1%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아이슬란드의 알루미늄 산업> 참조

또 아이슬란드 경제를 논하는데 있어서, 어업을 빼놓을 수가 없죠. 어업부문은 아이슬란드 전체 노동력 중 5%인 약 9,000명(어업 4,900명과 어류가공 4,100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고 추정됩니다. 수산 관련 장비를 생산하는 회사나, 고급 가공 및 생명 공학 부문과 같은 관련 산업까지 포함한다면 최소 25,000명 이상이 생계를 위해 해양 클러스터에 의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2010년 이후 급속도로 몸집을 불린 관광업에 필적하는 수준이며, 어업은 명실상부 아이슬란드 고용시장을 관광업과 함께 양분하고 있다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이슬란드는 북동부 대서양에서는 노르웨이 다음 가는 어업국가입니다. 2018년 기준 아이슬란드의 어획량은 약 130만톤이며 이는 한국의 362만톤에 비하면 3분의 1정도이지만, 영국(90만톤)보다는 훨씬 많은 수준입니다. 사실 아이슬란드의 어획량은 1990년대 초 시점에서 이미 영국을 추월했습니다. 반면 아이슬란드의 양식업은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으며 그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양식업 종사수는 약 250명에 생산규모는 5,000톤 정도라고 합니다. 

 

 

 정리

흔히들 북유럽 선진국들은 북해 유전의 수혜를 입고 있기 때문에 높은 1인당 GDP를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아이슬란드는 완전히 예외입니다. 대신 금융업을 통해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기는 했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금융업의 영향은 크게 감소했습니다. 그 빈 자리를 채운 것이 관광업이었지만 그렇다고해서 관광업 단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업 분야는 고용 규모로 따지면 관광업에 필적하는 수준이며, 아이슬란드의 해외 수출을 이야기할 때는 알루미늄 산업을 빼놓고 이야기하기는 힘들죠. 또 아이슬란드의 경제의 기반이 되는 축복받은 에너지 산업도 반드시 언급해야만 하는 부분입니다. 피상적으로 보면 금융이나 석유, 관광으로 먹고 살고 있을 것 같은 아이슬란드도 자세히 파고들어보면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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